파이낸셜 뉴스  사회면
한해 2만7000명 조기유학 떠난다
기사입력 : 2010-05-02 11:33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증하기 시작한 초중고 학생의 불법 조기유학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다가 지난 2006년 이후 다소 감소하기 시작했으나, 아직도 한해 2만명이 넘는 학생이 조기유학을 떠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1995∼2008 조기유학생 수 변동’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조기유학생수는 무려 15만명에 달했다. 1995년 조기유학생수는 2259명에 불과했으나, 지난 2002년 1만132명으로 처음으로 1만명을 돌파했다.

그 후 조기유학생수는 2003년 1만498명, 2004년 1만6446명, 2005년 2만400명, 2006년 2만9511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며,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조기유학생수는 연간 2만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초등생 1만3814명, 중등생 9246명, 고등생 6451명 등 2만9511명으로 최고 정점을 찍은 2006년 이후 2007년 2만7668명, 2008년 2만7349명으로 감소세에 들어선 것은 분명하지만, 한해 동안 2만7000명을 넘어서는 현실을 감안하면 과연 조기유학생수가 줄었다고 할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조기유학의 기세가 꺽였다고 보는 이들은 우리사회에서 ‘조기유학 프리미엄’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10년 전만 해도 영어회화를 잘하는 학생은 극소수였지만, 초기 조기유학자의 귀국, 회화 위주 영어공교육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영어 실력자들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외고 등 특목고 입시에서 내신성적이 대폭 강화됨에 따라 입시를 노린 조기유학효과도 반감됐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조기유학 감소현상은 실제 수요가 줄었다기보다는 저출산, 경기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착시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있다. 전국적으로 초중학생 수가 감소세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유학관련 업체들은 경기침체를 주요 원인으로 거론한다.

조기유학 상품을 판매하는 강남 어학원들은 “2008년 말 이후 주춤했지만 올해 봄을 기점으로 다시 조기유학 희망자들이 증가하는 분위기”라며 “최근 개최한 유학박람회에도 많은 학부모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noja@fnnews.com노정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