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6/26/2008062600165.html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로 꼽히는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51·사진)가 무거운 부유세(wealth tax) 때문에 프랑스 국적을 포기하고 세금 부담이 적은 모나코로 국적을 옮긴 사실이 알려져 프랑스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에서 부유세 폐지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알랭 뒤카스는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가장 성공을 거둔 스타 요리사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16세 때 요리에 입문한 뒤 1990년 33세의 나이로 프랑스의 권위 있는 레스토랑 평가서인 '기드 미슐랭'에서 최고 단계인 별 3개를 획득했다. 파리 최고급 호텔인 플라자 아테네의 별 3개짜리 레스토랑 '알랭 뒤카스', 모나코의 몬테 카를로에 별 3개짜리 레스토랑 '루이 15세'를 소유한 것을 비롯해 모두 8개국에서 21곳의 고급 식당을 운영하는 '프렌치 드림(French Dream)'의 대표 주자다. 뒤카스가 '기드 미슐랭'에서 별 1~3개짜리 등급을 받은 레스토랑을 합하면 별이 총 14개나 된다. 알랭 뒤카스그룹의 종업원만 1900명에 달한다.

이런 뒤카스가 프랑스 국적을 포기한 것이다. 일간지 르 피가로는 25일자 1면과 16면, 18면에 걸쳐 "뒤카스가 모나코를 선택한 이유는 '사회연대세'라고 부르는 프랑스의 무거운 세금 탓"이라며 부유세 논쟁에 불을 지폈다. 또 '프랑스가 쫓아내는 재능'이라는 제목의 이 날짜 사설에서는 "하루 2명꼴로 부자들이 프랑스를 떠난다. 지난 25년간 프랑스를 떠나간 부(富)는 2500억유로(약 400조원)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에서는 높은 세율의 소득세 외에도 재산이 76만유로(약 12억원)를 넘으면 재산액의 0.55~1.8%를 '사회연대세'로 또 낸다. 이 부유세 과세 대상은 52만7866가구이다. 부자에게 세금을 이중으로 물리는 부담을 피하려고 2006년에 843명의 부자가 프랑스를 떠나는 등 최근 10년간 4568명이 프랑스를 떠났다.

조선일보 2008년 6월 25일자 발췌